교황청 동방교회부 치암파넬리 주교, 성금요일 ‘예루살렘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의 중요성 강조
Vatican News – Stefano Han
한국어 바티칸 뉴스는 동방가톨릭교회 신자들이 처한 고통스러운 현실을 이해하기 위하여 교황청 동방교회부 차관보로 일하고 있는 필립보 치암파넬리 주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치암파넬리 주교의 답변이다:
질문 1. 우선, 한국의 많은 가톨릭 신자들은 로마 가톨릭교회 외에도 동방 가톨릭교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동방 가톨릭교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대답 1.
1) 사실 안타깝게도 동방 가톨릭교회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존재 자체나 왜 ‘동방’이라고 불리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명칭은 그리스도교 초기, 당시 로마 제국이 서로마와 동로마로 나뉘어 조직되었던 구조에서 기원했다는 점을 알면 도움이 됩니다.
서로마 제국에서는 로마를 중심으로 ‘라틴 예법’이 퍼져 나갔다면, 동방 지역에서는 다섯 개의 큰 중심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통이 발전했습니다. 그 중심지는 동로마 제국의 수도이자 비잔티움이라고도 불리는 콘스탄티노폴리스(비잔틴 예법),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알렉산드리아 예법), 시리아의 안티오키아(시리아 예법), 그리고 제국 변방인 아르메니아(아르메니아 예법)로 고대 바빌로니아 주변 지역(칼데아 예법)입니다. 이 다섯 전통에서 여러 동방 예법이 발전하여 다양한 나라로 퍼져 나갔습니다. 예를 들어 시리아 예법과 칼데아 예법은 예수님의 언어였던 아람어를 여전히 전례 기도 안에서 보존하고 있으며, 번역을 통해 인도에까지 전해져 시로-말랑 카라 예법과 시로-말라바르 예법으로 발전했습니다.
2) 그렇다면 ‘예법(Ritus)’이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 용어는 단순히 전례적 차원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고유한 기도 양식, 신학, 영성, 그리고 고유한 교회 조직과 함께, 특정한 관습, 전통, 규율, 달력을 포함하는 ‘신앙을 살아가는 방식’ 전체를 가리킵니다. 앞선 질문과 관련해, 라틴 예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 공동체들이 가톨릭이 아닌 것으로 오해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큰 오해입니다. 물론 동방의 많은 그리스도인들과는 역사적 분열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상당수 공동체는 이미 교황과 온전한 친교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교황님이 방문하셨고 성 샤르벨로 유명한 레바논의 마로니트 교회는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로마와 갈라진 적이 없습니다. 다른 교회들은 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다시 완전한 친교로 돌아왔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들을 가리켜 '아직 완전한 친교에 이르지 못한 동방 그리스도인들과 이어주는 다리'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들은 가톨릭교회가 단일한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예법의 풍요로운 아름다움을 지니도록 하는 살아 있는 보물입니다
3) 동방 가톨릭 신자들은 얼마나 되며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주로 중동과 중동부 유럽에 거주하는 수천만 명의 형제자매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예루살렘 성지,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이란, 우크라이나, 코카서스, 티그라이 등 분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들이 직면한 큰 도전 중 하나는 '디아스포라(이주)'입니다. 전쟁과 박해, 극심한 빈곤 때문에 많은 동방 가톨릭 신자들이 정든 땅을 떠나야 했고, 이제는 절반 정도가 본래의 터전 밖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이 고향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자칫 본의 아니게 라틴 교회에 동화되어, 자신들이 나고 자란 고유한 예법마저 잃어버리지 않도록 힘써야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지난 5월 동방교회 희년 행사에서 이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력히 호소하신 바 있습니다.
질문 2. 로마 교황청의 부처 중 이들 동방 가톨릭교회를 전담하는 곳이 ‘동방교회부’라고 들었습니다. 복잡한 행정 업무 외에 주요 임무는 무엇인가요?
대답 2.
동방교회부는 성좌 내에서 동방 가톨릭교회와 관련된 거의 모든 측면을 다룹니다. 업무는 매우 다양합니다. 교회 운영과 관련된 측면부터, 사제가 자기 소속 예법이 아닌 다른 예법으로 미사를 집전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등의 법적인 문제도 성좌의 소관입니다. 또한 각 전례의 예식, 수도 생활, 그리고 로마에서 성직 후보자들을 양성하는 중대한 과업도 포함됩니다. 더 나아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순교적 고통을 겪는 교회’라고 부르셨던 이 공동체들을 위한 물질적인 지원을 조직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질문 3. 교황청 부처 중에는 ‘복음화부’가 있고, 그 산하에 우르바노 대학교가 있어 선교 지역의 신학생과 사제들이 양성을 받습니다. 교회의 미래가 사제 양성에 달렸다고 할 만큼 교육이 중요한데, 동방교회부도 이러한 교육 기관이나 신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까?
대답 3.
네, 로마에는 동방교회 신학생들과 사제들이 양성되는 여러 교황청 산하 신학원들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부서가 담당하는 기관들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약 250명의 신학생과 사제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오래된 곳은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리스 신학원이고, 이곳에는 비잔틴 전례를 따르는 젊은이들을 여러 대륙(아메리카, 서유럽과 동유럽, 중동)에서 받아들여 양성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에티오피아 신학원 등 특정 전통에 더 밀접하게 연결된 기관들이 있습니다.
또한 ‘수호자 성모 신학원’이라는 이름의 수도자 교육 기관도 있는데, 이는 로마에서 성좌가 직접 운영하는 유일한 여성 수도자 기관으로, 로마에 자체 총원이 없는 여러 수도회 출신 여자 수도자들이 함께 생활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기관들이 단순히 학업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가톨릭교회의 중심에서 동방 예법에 대한 경험적 이해를 깊게 하는 양성의 장이 되는 것입니다.
질문 4. 복음화부 산하에는 ‘교황청 전교 기구’가 있어 모금을 통해 선교 지역을 돕는다고 들었습니다. 동방교회부에도 동방교회들을 지원하기 위한 그와 비슷한 지원 기관이 있습니까?
대답 4.
동방교회부는 동방 신자들을 돕기 위해 ‘전교 주일 성금’의 일부(5% 미만의 적지만 의미 있는 금액)를 배정받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에, 수십 년 전부터 동방교회원조협회(ROACO, 이하 로아코)라는 기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협회는 일 년에 두 번 여러 지부를 소집하여 동방 가톨릭교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구체적인 지원을 촉구합니다.
질문 5. 말씀을 듣고 보니, 동방 교회 신자들의 상당수가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신앙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을 돕기 위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더 적극적인 관심과 물질적 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교회 초기부터 이어져 온 사랑의 실천이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신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알려주시겠습니까?
대답 5.
정확히 그 목적을 위해 우리 부서가 ‘예루살렘 성지 보호 관구(프란치스코회)’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독려하는 성금이 있습니다. 바로 주님 수난 성금요일에 봉헌하는 ‘예루살렘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입니다. 이 전통은 성 바오로 사도가 예루살렘의 모교회를 돕기 위해 코린토 신자들에게 요청했던 성금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오늘날 성지에 사는 형제자매들이 시련과 갈등 속에서도 그곳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돕고, 우리 구원의 역사와 관련된 장소들인 성지들을 보존하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시급합니다. 안타깝게도 전쟁으로 인해 성지 순례객이 크게 줄어들었고, 이는 특히 순례자들에게 생계를 의존하며 살아가는 현지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있습니다.
봉헌하는 ‘예루살렘 성지를 위한 특별 헌금’의 대부분은 ‘예루살렘 성지 보호 관구’에서 집행되며, 우리 부서의 장관인 클라우디오 구제로티 추기경님이 매년 전 세계 주교님들께 서한을 보내 이 성금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또한 동방교회부가 직접 일부 지원금을 배분하여, 성지 보호 관구가 미처 도움을 주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가톨릭 공동체들을 지원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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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보 치암파넬리 주교 약력*
필립보 치암파넬리 주교는 1978년 7월 30일 이탈리아 노바라에서 출생했다. 2003년 6월 21일 사제품을 받고 노바라 교구에 입적되었다. 로마의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2009년 7월 1일, 교황청립 외교원 과정을 마친 후 외교관으로서 활동을 시작하여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교황대사관에서 근무했다. 2015년부터는 교황청 국무원 국무부에서 근무했고 2024년 4월 15일, 동방교회부 차관보로 임명되었다. 2025년 1월 12일, 아퀘 디 모리타니아의 명의주교로 임명되어 같은 해 2월 19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주교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