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롤린 추기경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간의 긴장이 국제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Daniele Piccini – Roma
“긴장은 이로울 것이 없으며, 그 자체로 이미 심각한 국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중요한 것은 긴장을 해소하고 논쟁적인 사안들을 논의하되, 논쟁에 휘말리거나 긴장을 조성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미국과 유럽 간의 긴장 관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와 같이 대답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1월 21일 저녁 로마 소재 교황청립 “안토니오” 대학교(안토니아눔) 강당에서 열린 ‘미래와 젊은이들을 연결하는 국제 대화’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독립적 사고 관측소’(Osservatorio for independent thinking) 창립 25주년 기념 마무리 행사로 마련됐다.
‘가자 평화위원회’ 참여 초청
‘가자 평화위원회’ 참여 초청에 관해 파롤린 추기경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나라에 참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서 이탈리아도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기사를 본 것 같습니다. 교황청도 ‘가자 평화위원회’ 참여 초청장을 받았고, 교황님께서도 받으셨습니다. 교황청은 어떻게 할지 검토하고 있고,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 문제는 심사숙고하고 답을 내리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가자 평화 위원회’에 관해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이 재정 지원을 통해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정적으로 지원할 여력도 없지만, 다른 나라들과는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측면에서 고려하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재정적 지원을 요구받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국제법 존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유럽을 사랑하지만 유럽이 나아가는 방향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파롤린 추기경은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그분의 관점일 뿐입니다. 국제법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인 감정은 정당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국제 사회의 규칙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 자유와 언론에 대한 신뢰
언론의 자유에 대해 파롤린 추기경은 “언론에 대한 신뢰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언론을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하는 핵심은 바로 이것입니다. 분열이나 파괴가 아닌 건설을 추구하는, 책임감 있는 언론 활용입니다.”
‘아름다운 나라’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는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저는 카라카스에서 교황대사로 재임했던 4년 동안 그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안토니아눔 강당에서 열린 행사에서 마리아 라텔라와 루치아노 폰타나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베네수엘라가 2009년부터 2023년 사이에 “심각한 정치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가 주베네수엘라 교황대사로 부임했을 당시에는 주교단이 차베스 대통령의 정치적 입장을 비판했기 때문에 주교단과 차베스 대통령 사이에 긴장이 있었습니다. 그 후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지금 베네수엘라는 엄청난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란과 “산발적인 제3차 세계 대전”
파롤린 추기경은 국제 분쟁에 대한 교회의 관점을 언급하며,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위기는 국민에게 전례 없는 고통을 안겨줍니다. 이것이 교황청의 시각입니다. 무엇보다도 국민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숫자가 아니라 얼굴을 봐야 합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 정세를 묘사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인 “산발적인 제3차 세계대전”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가지 공식만으로는 복잡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이러한 표혀들이 현실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는 구호로 전락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것이 세상의 큰 한계입니다.” 로마의 한 고등학생이 제기한 핵 위협에 대한 질문에 파롤린 추기경은 이렇게 답했다. “교황청은 항상 군축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군비를 줄여야 합니다. 일단 무기가 있으면 사용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교황청은 핵무기의 사용뿐 아니라 보유 자체도 부도덕하다고 봅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파롤린 추기경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상황이 중동 지역 전체의 평화를 여는 열쇠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문제들도 해결될 것입니다. 교황청은 10년 전부터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해 왔습니다.” 끝으로, 코센차의 한 과학고등학교 학생의 질문에 답하며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이 지지하는 “여전히 실현 가능한” 해결책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는 여전히 ‘두 국가, 두 민족’ 해법이 실현 가능하다고 믿지만, 중요한 것은 합의를 도출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가자 평화위원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봅시다. 창의적인 접근을 통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땅에서 평화롭게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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