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아우구스티노의 가르침: 5월 1일
64. 그대는 어찌하여 형제에게 “당신 눈에서 티를 빼내 주겠다”라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합니까? 위선자여, 먼저 그대의 눈에서 들보를 빼내십시오. 그래야 그대가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도록 분명히 보게 될 것입니다. 즉, 먼저 그대 안의 미움을 걷어내십시오. 그래야 비로소 그대가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르게 바로잡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위선자’라고 하신 것은 참으로 적절합니다. 악습을 꾸짖는 일은 본래 선하고 자애로운 이들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악한 자가 이 일을 행할 때는 마치 가면을 쓰고 본모습을 숨긴 채 자신이 아닌 모습으로 연기하는 위선자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위선자’라는 이름은 곧 꾸미는 자들을 뜻한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류는 타인의 모든 잘못을 미움과 원한으로 몰아세우면서도 정작 자신은 선한 조언자인 척하기에, 참으로 가증스러우며 온 힘을 다해 멀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꾸짖거나 책망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대는 마땅히 주의 깊고 신중하며 자비로운 마음을 품어야 할 것입니다. 그 악습을 우리가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었는지, 혹은 우리가 이미 그 습관에서 벗어났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설령 그 악습이 우리에게 없더라도 인간의 공통된 연약함을 기억하십시오. 그리하여 비난이나 꾸짖음보다 자비가 앞서게 하십시오. 그렇게 해야만 상대방이 교화되든 혹은 반대로 고집을 부리든 간에—그 결과는 늘 알 수 없는 법입니다—우리는 우리의 의도가 선했으므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스스로를 살폈을 때 우리 또한 상대방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면, 그를 비난하지 말고 오히려 그 고통에 동참하십시오. 그가 우리에게 순종하기를 바라기보다, 함께 치유를 구하도록 청해야 합니다.
65. 이와 관련하여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유다인들을 얻으려고 유다인들에게는 유다인처럼 되었습니다. 율법 아래 있는 이들을 얻으려고, 율법 아래 있는 이들에게는 율법 아래 있지 않으면서도 율법 아래 있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율법 밖에 있지 않고 오히려 그리스도의 율법 안에 있으면서도, 율법 밖에 있는 이들을 얻으려고 율법 밖에 있는 이들에게는 율법 밖에 있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약한 이들을 얻으려고 약한 이들에게는 약한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1코린 9,20-22 참조).
사도께서 이렇게 하신 것은 어떤 이들이 자신의 추한 위선을 정당화하려고 사도의 권위를 빌려 말하듯 '꾸며낸 행동'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도와주려는 이들의 연약함을 마치 자기의 것인 양 생각하며 고쳐주려 하신 것입니다. 그는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라고 전제하셨습니다.
사도의 행동이 위선이 아니라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대는 깨달아야 합니다. 사랑은 연약한 이들을 자신처럼 가엾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사도께서는 다른 곳에서 이렇게 권고하셨습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갈라 5,13). 상대방의 연약함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고 그가 구원받을 때까지 인내로 참아주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랑의 봉사는 결코 일어날 수 없을 것입니다.
66. 책망은 드물게, 그리고 중대한 이유가 있을 때에만 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조차도 우리 자신이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합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목적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위선적인 마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눈에서 시기, 악의, 위선이라는 들보를 제거하고, 그 다음에 형제의 눈에서 티를 제거하려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비둘기의 눈(아가 4,1)으로 형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신부, 곧 영광스러운 교회의 눈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티나 주름 없이 거룩하고 순결한 교회를 선택하셨기 때문입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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