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아우구스티노의 가르침: 3월 14일
15. 이 시점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청하라고 명령하신 내용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분은 우리가 무엇을 청해야 할지 배우게 하시는 분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청한 것을 얻게 해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마태 6,9-13)
모든 기도 안에서는 먼저 우리가 기도드리는 분의 호의를 얻는 것이 필요하고, 그다음에 우리가 청하는 바를 말씀드려야 합니다. 보통은 그분을 찬미함으로써 그 호의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기도의 시작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오직 이렇게 말하라고 명하셨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말입니다.
하느님을 찬미하는 수많은 말씀은 성경 어디에서나 풍부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에게 “우리 아버지”라고 말하거나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라고 명령하신 대목은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시 그들에게 하느님은 종의 신분으로, 즉 육을 따라 살던 이들에게 계시된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그들이 지켜야 할 율법의 계명을 받았던 그 시대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사실 예언자들은, 그들이 주님의 계명에서 벗어나지만 않았더라면, 바로 그 주님께서 그들의 아버지가 되실 수 있었음을 여러 차례 보여 줍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아들들을 기르고 키웠더니 그들은 도리어 나를 거역하였다.”(이사 1,2) 하고 말씀하십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내가 이르건대 너희는 신이며 모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다”(시편 81[2],6)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내가 아버지라면 나에 대한 공경은 어디 있느냐? 내가 주인이라면 나에 대한 두려움은 어디 있느냐?”(말라 1,6) 하고도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여러 본문에서 유다인들이 죄로 말미암아 스스로 아들이 되기를 원치 않았음을 꾸짖고 계십니다. 다만 복음서의 말씀처럼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게 될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예언적으로 선포된 대목들은 예외입니다. 곧 복음에서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요한 1,12) 또한 사도 바오로께서는 “상속자는 모든 것의 주인이면서도 어린아이일 때에는 종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갈라 4,1)라고 상기시키며, 우리가 양자의 영을 받았기에 “아빠! 아버지!”(로마 8,15)라고 외칠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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