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희년: 희망의 가시적 징표들
Andrea Tornielli
희년의 성문이 지난 2024년 12월 24일 열렸다. 그러나 그보다 몇 시간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연방 수감자 37명의 사형 선고를 무기징역으로 감형한 것이다. 1월 초에는 더욱 고무적인 소식이 이어졌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퇴임을 앞둔 주지사가 15명의 사형수를 무기징역으로 감형하며 임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아프리카에서는 짐바브웨 대통령이 사형제도를 완전히 폐지했다. 이제 희년이 시작되는 시점에 쿠바는 553명의 수감자 석방을 발표했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희망의 징표다. 전쟁과 폭력이라는 아픈 현실에서 우리의 눈을 들어 올리게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희년의 성경적 뿌리와 맞닿아 있는, 이번 희년의 적절할 출발이라 하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5년 희년 선포 칙서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Spes non confundit)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강조했다.
“희년에 정부가 희망을 되살리기 위한 활동들을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여기에는, 개인들이 자신감과 사회에 대한 신뢰를 되찾게 돕는 사면이나 용서의 형태들 그리고 법 존중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포함하는 공동체 재통합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호소는 오랜 전통을 반영한다. 로마의 주교인 교황은 레위기를 인용하며 하느님 말씀이 지금도 자비와 해방의 행위를 요청하고 있음을,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너희는 이 오십 년째 해를 거룩한 해로 선언하고, 너희 땅에 사는 모든 주민에게 해방을 선포하여라”(레위 25,10).
사면과 감형, 자비의 행위는 모든 희년의 두 핵심 주제인 자비와 용서를 반영한다. 우리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이 두 가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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