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겸손한 마음으로 성장하는 따스하고 온유한 목자가 되십시오”
Alessandro De Carolis
유서 깊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고향에서 사도들의 도시 로마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관구의 ‘교구 간 대신학교’의 젊은 신학생들에게 순례의 의미는 더욱 각별했다. 2024년 9월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투이-비고, 몬도네도-페롤 세 교구가 신학생 양성을 위해 하나의 ‘교구 간 대신학교’인 “야고보 사도”(아포스톨 산티아고)를 설립해 새롭게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들의 여정은 교회의 중심인 로마에 닿았고, 이곳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났다. 교황은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은 겸손하고 자비로운 목자”가 되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들의 고향 산티아고가 간직한 순례의 영성을 언급하며, 사제 양성 여정을 하나의 영적 순례에 비유했다. 교황은 마치 순례자들이 노란 화살표를 따라 콤포스텔라를 향해 가듯, 이들도 그리스도를 향한 길을 걸으며 동시에 다른 이들을 그분께로 인도하는 이정표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이 자리를 위해 준비한 연설문을 주교들과 대신학교 양성자들, 신학생들에게 전달했다.
홀로 걷는 길이 아닙니다
교황은 순례 여정의 이미지가 “여러분이 지금 걸어가고 있는 양성 여정을 가장 잘 담아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우리를 우리 자신이라는 좁은 둘레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이끄시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라며, 동시에 하나의 “거룩한 모험”이자 사제직이라는 “목적지”를 향한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특별히 사제품이라는 여정의 마지막 관문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적 자각을 간직하라고 당부했다.
“이 여정에서 여러분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님께 마음을 활짝 여는 것을 망설이지 마십시오. 그분께서 동행하시도록, 그분의 손길이 여러분의 삶을 빚어가시도록 온전히 맡겨드리십시오.”
기쁨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교황은 인생 여정에서 “여러분은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 중 어떤 이들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깊은 상처를 안고 사는 이들도 있을 것이며, 아직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 만나는 모든 이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참된 증인이 되십시오. 주님의 따스한 온유함과 깊은 위로를 전하며 그들이 걸어온 고단한 여정의 물집을 어루만져 주십시오. (…) 이제 2025년 희년이 우리 앞에 펼쳐집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이 희년의 은총을 안고, 우리 모두 희망의 순례자들이 되어 이 거룩한 여정을 함께 걸어갑시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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